호기롭게 런칭하고 덤벼들었다가 실패한 STUZM

이 글은 TISTORY에서 발행되어 이전된 글 입니다.

나는 코딩을 배운 초등학생 때부터 프로덕트를 만들기 시작한 중학교 시절도 그렇고 언제나, 사실은 지금도 계속 프로덕트를 론칭하고 싶다. 작년 호기롭게 SNS를 론칭하고 덤벼들었다가 다채롭게 망해버린 SNS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발단

그냥 친구와 얘기하다가 SNS를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되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또 다른 친구를 소개받아 친구의 친구와 함께 이 프로덕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PHP로 백엔드를 만들었고, 그 친구는 프런트엔드를 담당했다. 사실 너무 무모하게 기획했었다. 어떠한 지양점을 가진 SNS인지 설정하지 않았고 그냥 <오늘학교>와 <지금 우리=""> 같은,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당시 나는 이 앱을 상업적인 프로덕트로 발전시킬 생각은 없어서 도메인도 9천 원짜리 kr에다가 서버도 무료 호스팅을 사용했었다.

나와 친구는 열심히 만들었고, 급식/시간표 보는 기능과 커뮤니티 기능을 넣고 서비스를 일단 출시해 보았다. 흥미롭게도 반응이 약간 있었다. 관심도 있었고 회원도 있었으며 우리가 만든 앱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출시한 서비스에는 기능이 없었다. 있는 기능이라고는 오직 급식/시간표와 커뮤니티 기능뿐… 이 당시에는 SNS가 아닌 단순한 커뮤니티 앱이었다. 아니, 앱도 아니고 당시 웹사이트였다.

여기에 카타르시스를 느낀 나는 반응이 약간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고 제대로 만들어보자! 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리고 친구와 다시 기획을 하기 시작했다.

서비스를 종료하고 다시 개발에 착수하다

친구와 나는 앱의 이름부터 정했다. 이름은 STUZM. 친구의 제안이었으며 나는 해당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둘이 앉아 기획을 했다. 마케팅 방법, 앱의 방향과 목적까지. 그렇게 이 프로덕트는 단순한 내 사이드 프로젝트를 넘어 실제로 출시할 하나의 프로덕트가 되었다.

나는 이 앱이 단순한 학교 커뮤니티 앱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SNS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학교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능들을 추가했다.

우리는 일단 선생님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선생님들을 공략하여 반에서 다 같이 쓸 수 있게 하는 기능(예:반 포인트 제도)을 넣는다면 선생님이 주도하여 학생들이 가입하게 될 것이며, 학생들은 우리가 학생들을 타깃 하는 기능을 학생들끼리 사용하며 활성화가 되고 선순환을 그리는 그림을 떠올렸다.

그래서 선생님들을 타겟으로 학급 포인트 제도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우리 반 화폐 기능, 학생 무작위 뽑기 기능을 넣었고 학생들을 타깃으로 성적 관리 기능, 익명 질문 기능, 친구 기능을 넣었다.

우리는 이 계획이 정말 잘 풀릴 것이라 생각했으며, 솔직히 나는 스타트업까지 꿈을 가졌다. 무모한 생각이었다.

실제 정식적인 프로덕트를 출시하기 위해 앱이 허접해 보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난 처음으로 Figma를 통해 직접 UI 디자인을 해봤고, 나름 그럴싸한 로고까지 만들었다.

실제 프로덕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웹과 앱은 쉽게 앱을 다운로드하는 접근성 측면에서 아주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고, 앱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애플 개발자 프로그램 1년 멤버십을 $99를 주고 결제했고, $25를 결제하여 구글 플레이 스토어 개발자 계정까지 결제했다. stuzm.com 도메인을 3년 치나 구매했었다.

우리가 2명이서 iOS, Android 앱과 웹 플랫폼까지 모두 지원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웹으로 만들고 iOS, Android는 웹뷰 앱으로 제작하였다. 처음으로 Xcode와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써봤다. Swift와 Kotiln도 처음 써봤다. 스토어에 앱을 올리고 처음 심사는 리젝 되었지만 다시 심사를 제출하여 앱이 합격되었다. 앱스토어에 STUZM이라는 앱이 출시되었을 때 감격을 금치 못했다.

“나는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진짜 출시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내 친구는 아직까지 미완성이다, 보완해야 한다 라는 의견이 맞지 않아 출시가 점점 밀렸다. 10월 중 출시를 생각했지만 12월에야 출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1차 출시 후 서비스를 종료한 지 3달, 1차 출시 때 잠깐 있었던 관심은 차게 식어버렸다.

출시

멋진 홍보 자료를 만들고 랜딩 페이지로 쓸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만들었다. 이 앱은 나의 전략이 틀리지 않는다면 큰 돌풍까진 아니여도 이제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의 마케팅 수단은 인스타그램이었다. 랜딩페이지로 꾸민 STUZM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주위 학교 학생들을 1,000명 가까이 팔로우했다. 내 계정을 팔로우해 주면 누가 팔로우했는지 보이니까, 여기에서 나오는 홍보 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반응은 차가워도 너무나 차가웠다. 내가 생각한 전략이 아주 제대로 틀려버렸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계속 홍보물을 올렸다. 신규 유입은 없었고, 있던 유입도 반응하지 않았다.

가입자수가 저조하자 가입에 방해되는 방해물들을 모두 치워버렸다. 가입도 빠르고 간단했으며 설치도 앱스토어에서 STUZM이나 스터즘을 검색하면 제일 위에 떴다. 접근하기에도 좋았지만 반응은 역시나 달라지지 않았다.

실패

진짜 무모한 도전이었다. 반응이 차가워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SNS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우리가 주력으로 밀던 기능은 익명 질문 기능이었다. 입소문을 노리고 바이럴 마케팅을 시도했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인맥을 끌어서 주변 여자/남자 친구들을 가리지 않고 홍보를 부탁했다.

우리는 본질을 깨닫지 못했다. 우리는 단순한 우리 만족에만 집중하여 기능을 추가했었다.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기능을 추가하지 않고, 우리가 기능을 추가하면 사용자가 사용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딱 하나만 걸려라”라는 느낌으로 말이다. 이걸 깨달았던 때는 늦었었다. 오늘학교라는 강력한 경쟁자이자 상위호환인 이 앱을 대체할 이유를 만들지 못했다.

사실 너무 무모하게 도전하고 계획도 부실했다. 얼마나 즉흥적이었나면, 수익화 수단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수익은 앱 내 광고뿐이었다. 즉흥적인 프로젝트와 계획이 부실한 프로젝트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망각했다.

저조한 반응과 실적에 위기감을 느껴 디스콰이엇에 나의 상황을 올리고 피드백을 부탁했으며, 디스콰이엇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에게 커피챗을 부탁드렸다. 정말 운 좋게, 너무 감사하게도 산타파이브 내 트리를 꾸며줘의 개발자인 클로이 님과 함께 잠깐 커피챗을 진행하여, STUZM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의욕을 잃어버렸고, 나와 친구 모두 동력을 상실했다. STUZM은 그대로 멈춰있었다.

서비스 종료

STUZM은 결국 서비스 개시로 부터 6개월, 시작으로부터 10개월이라는 여정을 마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5,000원이라는 밥 한 끼도 안 되는 금액이 최종 수익이다. 내 프로덕트 론칭의 꿈은 그렇게 날아갔다. IMPROVE라고 이름을 지은 우리 둘의 팀도 그렇게 해체되었다.